정몽구 회장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등을 방문하기 위해 2일 출국했다. 사진은 정회장이 지난해 3월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 [중앙포토]
그러나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미묘한 시점에서 정 회장의 출국은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정 회장의 이날 출국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것이 공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회장 일행은 비행기 이륙 20분 전인 오후 5시4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 출국 수속을 마친 뒤 곧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 도착에서 탑승까지는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공항 관계자는 "사전에 현대차 직원들이 정 회장이 도착하기 전 출국 수속을 밟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검찰이 현대차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뒤 일주일 동안 본사에 출근하지 않는 등 공식 일정을 전혀 갖지 않았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27일 뉴욕에서 있을 우드로 윌슨상 시상식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공로로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가 주는 우드로 윌슨상 민간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만약 정 회장이 미국 공장을 방문한 뒤 시상식까지 참석한다면 최소 25일 이상 해외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일주일 후 귀국한 뒤 우드로 윌슨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출국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동행 출국한 임원은 누구=정 회장의 이번 출국에는 안병모 기아차 부사장과 이봉재 회장 비서(이사)가 수행했다. 안 부사장은 1977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 기아차 미국판매법인 전무 등으로 일한 뒤 최근에는 그룹 계열사의 주요 해외 프로젝트를 지휘해온 '해외통'이다.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 건립 및 운영을 담당했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기아차 해외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관련 업무를 총괄해오고 있다.
이봉재 이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정 회장의 의전담당 비서로 정 회장의 해외출장을 비롯한 모든 행사를 수행해왔다. 이번 미국 방문도 의례적인 수행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 측은 "두 사람 외에 기아차의 해외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차.부장급이 정 회장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