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콰이강의 다리」다시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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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무너져내리는 다리, 수없이 죽어가는 일본군과 연합군 포로들…. 이 처참한 광경을 바라보며 영국군「니컬슨」소령(「앨릭·기니스」)은 소리지른다.『미쳤군!』아직도 많은 영화팬들은 지난 62에 개봉됐던「홀러간 명화」『콰이강의 다리』의 이 유명한 라스트신이 눈에 선할 것이다.『콰이강의 다리』가 만들어진지 30년 가까이 지난 요즘, 당시의 사실을 재조명한 영화『콰이강에서 돌아오다』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필리핀의 밀림지대에서 촬영에 들어가 이 영화는 전편에 비해 더욱 사실성에 기초를 두고있다. 전편이 픽션이었던데 비해 후편은 기록성이 강하다.
제2차 세계대전당시 버마 밀림지대의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전쟁포로 1백70명의 증언을 토대로한「존·블레어·주니어」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이다.
원작자에 따르면 당시 6만1천명의 영국·호주군포로와 25만명의 아시아인포로가 투입되어 태국에서 버마국경지대에 이르는 전장 4백20㎞의 군용철도가 거의 맨손으로 건설되었다는 것이다.
원작자는 이 철도를「죽음의 철도」라고 비유하면서『2차세계대전기간중 가강 잔악했던 학살의 내용이 그동안 극히 일부밖에는 전해지지 않았다』고 저술동기를 밝혔다.
『콰이강에서 돌아오다』는 일본군이 2천명의 영국·호주군 포로들을 사이공에서 두척의 배에 실어 태국으로 수송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수송선은 곧 미국잠수함의 공격으로 격침되고 오직 1백59명의 포로가 구출된다.
출연진은 국제적 스타들로 구성됐다.『자칼의 날』의 영국배우「에드워드·폭스」,『난』의 일본배우「다쓰야·나카다이」,『스타트렉』의 일본계 미국배우「조지·다케이」, 호주배우「니크·테이트」등.
감독은『셰넌도』『건 스모크』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앤드루·매클래글렌」이 맡았다.
그는『이제 관객들은「람보」스타일처럼 한 사람의 전쟁영웅을 그린 전쟁물에 싫증내고 있다』고 이영화의 흥행성을 확신하면서『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게 인간을 파멸시키는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많은 영화관계자들은 요즘 많은 나라에서 2차대전을 배경으로한 영화『태양의 제국』『희망과 영광』등이 흥행에 크게 성공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영화의 제작타이밍이 정확했다며 밝은 미래를 점치고 있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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