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계획했다 축소" 6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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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내 주요 대기업의 3분의2 정도가 올 연초 세웠던 계획보다 설비투자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은 당초 설비투자 계획을 아예 연기하거나 축소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상장 또는 등록 대기업 6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비투자 실적과 향후 계획' 설문조사 결과, 조사대상 업체의 64.6%(42개 업체)는 1~8월 중 설비투자 실적이 당초 계획에 못미친다고 응답했다. 1년 전과 비교한 투자실적에 대해서도 '감소했다'는 응답이 36.9%로 가장 많았다.

연간 투자계획 가운데 올 들어 현재까지 실제 이뤄진 투자 비율(투자집행률)도 평균 60%에 그쳤다. 예년의 경우 1~8월에 설비투자의 70%가 집행된다.

9~12월 중 설비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연기 또는 축소하겠다'는 기업이 42.2%에 달했고 '연초계획 유지'는 50%, '조기집행 또는 규모 확대'는 7.8%에 불과했다.

설비투자가 부진한 이유로는 '국내외 여건 불투명'이 45.5%로 가장 많았고 '내수부진'(16.7%), '외부자금 조달 애로'(10.6%), '수출부진'(9.1%), '내부 투자자금 부족'(4.5%) 등을 꼽는 기업들도 있었다.

정규영 한은 부총재보는 "내수를 견인할 설비투자가 연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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