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폐기 시작땐 유화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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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이 조건 없이 핵을 폐기해야만 모든 논의가 가능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완화해 북한이 그런 조치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대북 유화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4일 "북한이 (체제 보장에 대해) 뭔가를 듣기 전에 (핵 폐기 등)모든 걸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의 핵 폐기 이전에 체제 보장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도 5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단계적 대북 제재 완화에서 영구적인 평화협정까지 일련의 대북 지원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의 대북 협상 대표들에게 이러한 자신의 입장을 (북한에) 밝혀도 된다는 뜻을 시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이러한 대북 유인책은 북한이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와 핵무기 개발 시설 해체, 핵시설에 대한 자유로운 사찰 허용 등을 시작할 때에만 천천히 단계적으로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그 결과를 감수해야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북한 건국 기념일인 오는 9일 어떤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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