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성] '내 인생에서 찾은 두 번째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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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찾은 두 번째 행복/로버트 알렌 지음, 진현종 옮김/중앙 M&B, 9천원

참선(參禪) '종주국'에 번역 소개되는 영광을 안은 선(禪)지침서 '내 인생에서 찾은 두 번째 행복'은 생활 속에서 내면을 다스리며 깨달음을 얻으려는 서양인의 고민과 그 결과 터득한 지혜를 담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선에 대한 접근에 지나치게 이성을 내세우는 듯해 독실한 불교 신자들에게는 거슬리는 면도 없지 않겠지만 불교에 깊이 빠지지 않고 마음의 평정이나 삶의 좌표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속속 들어올 내용이 많다.

태국에서 선을 경험한 뒤 영국에서 불교 연구를 하는 로버트 알렌의 불교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그는 자신에게 두번째 행복을 안겨준 불교가 아직 서양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안타까워한다.

"불교와 선에서 우리 서양인이 실제적인 이점을 얻으려면 먼저 그것이 우리 문화의 일부분이 돼야 한다. 옛적부터 불교는 새로운 나라에 전래되면 그곳의 풍토와 융합돼 토착종교가 되었는데 서양에서는 아직도 불교를 이국적인 장식물로 보고 있다."

저자의 수행법은 한국불교의 참선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하는 일마다 모두 좌선'이라는 입장이다. 참선에는 정해진 자세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잔디를 깎으면서도 행위 하나 하나를 참선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틱낫한 스님의 마음다함(mindfulness)과도 닿는다.

저자는 모든 것을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그 자체가 바로 행복을 부르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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