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저출산대책으로 이민 유입 검토해볼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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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저출산 문제 대응을 위해 “전문기술 분야 위주의 이민 유입정책 등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연임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으로 “출산 장려 정책이 인구구조 정상화로 이어지는 데 소요되는 시간적 간극을 메우기 위해 여성 및 장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한편 전문기술 분야 위주의 이민 유입 정책 등도 검토해 볼 만하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이 총재는 “사회경제적 유인체계를 출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정책의 가치 및 중요도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가 설정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 실업 원인으로는 “정규직ㆍ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확대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고학력화 진행에 따른 인력수급 미스매치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동절감형 중심의 기술혁신과 같은 구조적 요인도 청년 실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청년 실업률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도 이 같은 구조적 요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양질의 일자리 확충 노력과 함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 개선과 비교해 고용ㆍ소비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에는 “고용창출 효과가 약한 반도체 부문이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고용ㆍ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5대 주요 혁신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업 구조조정 추진 ▶신성장 동력 발굴 ▶생산성 향상 ▶초저출산ㆍ고령화 대응을 꼽았다.

이 총재는 통일이 되면 북한 지하자원 활용, 기업 신규 투자처 확대 등과 같은 직접적 편익뿐 아니라 국가 및 국내 기업 신인도 향상 등 간접적 편익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통일과정에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 경제 격차가 과거 동ㆍ서독 통일 때보다 더 크게 벌어진 상황이어서다. 그는 “통일이 얼마나 점진적으로 이뤄지는지, 통일 후 남북 경제통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효과와 비용의 상대적 크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총재는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선 “가계부채 증가율이 점진적으로 낮아질 수 있도록 관리하되 시장금리 상승, 주택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다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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