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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균열 … "공천 쉽지 않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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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8일 강원도 춘천 강원대 열린우리당 간담회에서 당원들이 정동영 당의장과 기념촬영을 하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열린우리당이 5.31지방선거에서 강세지역으로 꼽았던 대전과 전북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 균열을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여당이 고심했던 수도권에선 성과를 내고 있다.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에 이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입당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작 유리할 것으로 봤던 곳에선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난 꼴이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는 2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권선택 의원과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관계였다"며 "그만한 인재면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대전시장 후보로 염홍철 현 대전시장을 전략공천하려 하자 경선을 요구하다 27일 탈당했다. 국민중심당이 이런 권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전은 염 시장이 강세인 만큼 권 의원이 출마해도 판세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권 의원의 탈당이 국민중심당 심 대표와의 교감 속에 이뤄졌을 가능성을 놓고 긴장하고 있다. 국민중심당이 '충청도 정서'를 자극하고, 한나라당이 자기 당 소속이었던 염홍철 시장의 이적을 문제삼아 '철새론'을 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권 의원 측은 대전시장 출마 여부와 당적 문제에 대해 "일단 주말까지는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전북지사 공천을 놓고 벌어진 강현욱 현 전북지사의 반발도 전북의 선거 구도에 새 변수로 떠올랐다. 강 지사는 당 지도부가 경쟁자인 김완주 전 전주시장을 노골적으로 지원한다고 비판해 왔다. 김 전 시장은 정동영 의장의 전주고 6년 선배다. 강 지사는 지금 당내 경선을 거부한 상태인데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강 지사가 탈당해 민주당이나 고건 전 총리와 연대할 경우 만만치 않은 경쟁력이 생길 것을 열린우리당은 걱정한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은 "강 지사가 이달 말까지 탈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강 지사가 민주당으로 온다면 대환영"이라고 했다. 정균환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전북지사 공천에 뛰어든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과 김세웅 무주군수에게 '강 지사가 입당하면 그를 경선 없이 전략공천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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