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48.49호 '아시아 新 -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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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스스로 하늘을 날 수 없기에, 더욱 더 갇힌 세상 밖으로 날고 싶어 한다. 자유를 향한 갈망이다. 야구의 홈런도 담장으로 둘러싸인 그라운드 상공을 비행해 담장 밖으로 날아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며 좋아하는지 모른다.

홈런타자도 동경의 대상이다. 도저히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힘과 스윙에 찬사가 이어진다. 더구나 그가 친 홈런이 경기장을 완전히 벗어나는 장외홈런이라면 쾌감 이상의 전율마저 느끼게 된다.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기아전에서 이승엽(삼성)의 홈런을 본 야구팬이라면 홈런이 전해주는 통쾌함과 파괴력 넘친 스윙에서 느껴지는 공포감, 그리고 역전의 한방이 주는 짜릿함을 모두 맛볼 수 있었으리라.

이승엽은 1-3으로 뒤지던 3회말 무사 1, 3루에서 기아 선발 강철민의 직구 초구를 잡아당겨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8-4로 앞선 8회 2사 후 왼손 오철민으로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하루에 홈런 두개를 보태며 시즌 홈런수를 49개로 늘렸다.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전 이후 6일, 5경기만의 홈런이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심정수(현대)와의 홈런 격차를 3개로 벌렸고,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에도 7개차로 바싹 다가섰다. 이승엽은 4타점을 보태 1백24타점으로 심정수를 제치고 타점부문 선두도 되찾았다.

이승엽의 스카우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내한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토미 라소다 부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승엽의 파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잡아당기고, 밀어치며 절정의 타격 기술을 선보인 이승엽은 자신감으로 충만한 듯했다.

삼성은 이승엽의 역전 결승 홈런과 쐐기 홈런에 힘입어 기아를 9-4로 꺾고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고, 기아는 최근 연승 행진을 11연승에서 멈췄다.

두산은 잠실에서 LG를 8-0으로 눌렀다. 두산 선발 손혁은 6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을 따내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 참가를 위해 귀국한 연인 한희원에게 값진 선물을 안겼다.

김종문 기자

▷ 4일 전적

◆잠실<두산 12승7패>

L G 000 000 000│0

두 산 100 142 00×│8

김광삼, 류택현(5), 성영재(5), 김광우(6),이병석(6), 장준관(6), 박용진(7):손혁, 차명주(7), 권명철(7), 노경은(9)

(승) 손혁(4승5패) (패) 김광삼(6승9패) (홈) 홍성흔④(5회3점.두산)

◆대구<삼성 4승9패1무>

기 아 021 000 100│4

삼 성 013 010 31×│9

강철민, 유동훈(3), 이경원,(5), 고우석(5),정원(8), 오철민(8):정현욱, 강영식(7), 김현욱(7), 오상민(9), 라이언(9)

(승) 정현욱(3승4패1세) (패) 강철민(4승6패) (홈) 마해영○34(2회1점) 이승엽○48○49(3회3점.8회1점.이상 삼성)

◆대전<롯데 8승8패1무>

롯 데 011 002 011│6

한 화 120 000 000│3

박지철, 가득염(7), 이정훈(8), 주형광(9):정민철, 조규수(7), 송진우(7)

(승) 박지철(6승6패) (세) 주형광(7패1세) (패) 정민철(10승10패) (홈) 박연수⑥(2회1점)박기혁④(9회1점.이상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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