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詩)가 있는 아침 ]- '진달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정지원 (1970 ~ ) '진달래' 전문

집단의 힘으로
진달래는 핀다

피어 함께 울고
함께 달려나가니

보라
4월 하늘은
찬연한 이 만남을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가


나는 시험 지옥의 의대에 다녔다. 의사가 되어서는 군의관 생활만 마치고 외국에 나와 거의 40년을 미국 의사로 살아왔다. 그래서 당연히 내가 인사를 나눈 고국의 시인은 몇명이 되지 않는다. 이 시인 역시 듣도 보도 못한 시인이다. 30대 초반의 여류인 모양인데 한없이 맑고 힘있는 그의 시들을 읽으면서 나는 조국의 힘찬 맥박까지 새삼 느낀다. 다시 읽어 보라. 진달래는 집단의 힘으로 피어난다고 우긴다.

마종기<시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