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폭력 활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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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4일 당무회의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사태는 정대철(鄭大哲)대표 등 신주류 측이 전당대회 소집안을 표결하려 하고, 이를 구주류가 제지하면서 충돌한 끝에 발생했다.

두차례의 정회 끝에 오후 3시40분쯤 鄭대표가 기습적으로 표결을 선언했으며, 구주류 측 부위원장 20여명이 달려들어 의자를 밀쳤다. 鄭대표는 바닥에 넘어져 몰려든 사람들에게 깔렸다.

구주류 측은 김원기(金元基)고문과 신기남(辛基南)의원 등 신주류 의원들에게 차례로 달려들어 "개××들" "죽여"라는 고함과 욕설을 퍼부었으며 10여명이 辛의원을 에워싸고 멱살잡이를 했다. 이미경(李美卿)의원은 여성 당직자에게 머리채를 잡히기도 했다.

당무회의가 무산된 후 신주류는 "합의를 통한 신당 창당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며 독자적 신당 창당을 위한 '창당주비위'발족을 공식 선언하고 김원기 고문을 위원장에 선출했다.

이로써 5개월여를 끌어오던 신당 논의는 사실상의 분당(分黨)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이들은 당분간 개별 탈당을 자제하고 당내당(黨內黨) 형태로 있으면서 중도파 등 동조의원 규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구주류의 박상천(朴相千)의원은 "당 내에서 창당주비위를 구성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비난했다. 중도파 김근태 의원은 "오늘의 폭력사태로 민주당은 정치적 사망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당직 사퇴를 선언하고 당무회의장에서 3일간의 단식에 들어갔다.

이정민.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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