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29일 청약 접수… 순간의 선택이 '10년' 좌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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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청약 접수하는 판교 주공아파트는 저렴한 가격과 민간업체에 뒤지지 않는 품질로 눈길을 끈다. 분양 아파트는 4개 단지 2192가구로 이 중 노부모 봉양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분 434가구를 제외한 175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가가 민간 아파트보다 평당 50만원 이상 싸다. 층별로는 1층이 3층 이상보다 평당 50만원 정도 저렴하게 책정됐다. 단지별로는 중심상업지역 인근으로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가까운 A22-1.2, 23-1블록이 A18-1블록보다 평당 40만원 비싸다. 주택공사는 분양가의 15%를 계약금, 50%를 중도금, 35%를 잔금으로 받는다. 중도금 납입은 12.5%씩 내년 1월부터 7개월 간격으로 네 차례다.

주택공사가 판교에서 분양하는 뜨란채 아파트 33평형 모델하우스 거실 모습.

임대아파트 3개 단지 1884가구 중 특별공급분을 빼면 일반에 돌아가는 몫은 811가구다. 30평형대 기준으로 보증금이 1억2000만~1억4000만원이다. 월 임대료는 48만~58만원으로 민간 임대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감가상각비 등으로 계산한 표준 임대료는 월 100만원이 넘지만 서민들을 위해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주택공사는 평면.마감재.단지 설계 등에 공을 들였다. 실내에 설치된 작은 발코니를 확장해 거실.주방 등을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사이버모델하우스 www.joinsland.com 참조)

평형에 따라 최대 9.1평까지 발코니를 확장할 수 있고 비용은 평당(확장면적) 70만~155만원선이다. 일부 33평형은 민간 단지에서도 보기 드문 5베이(방.거실 등 전면을 5개 구획으로 나눈 공간 배치 방식)로 설계됐다. 마감재는 천연대리석의 현관 바닥, 원목 거실 마루, 고급가죽 신발장, 대리석 거실 벽 장식 등이다.

그러나 주택공사는 판교 주공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해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 개별옵션품목을 선택할 수 없도록 입주자 모집공고에 명시했다. 거실장.화장대.붙박이장.바디샤워기.식기세척기.비데.가스오브렌지.주방TV폰 등 9개 옵션을 발코니 확장가구에만 선택권을 줌으로써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 판교의 주공아파트는 국민임대단지 인근이고 수요자 선호도에서 민간 아파트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주택공사 박찬흥 팀장은 "그동안 민간 단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이번 판교 분양에서 수준 높은 아파트를 내놓기 위해 품질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민간업체의 분양 아파트 일반 분양분이 6개 단지 3297가구로 최종 확정됐다. 총 3660가구에서 특별공급분 580가구 중 주택공사 단지 몫 217가구 이외의 363가구가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성남시와 업체 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분양가는 평당1100만원대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택지공급가격 등의 차이로 인해 단지별로 많게는 평당 20만원 정도 벌어질 수 있다.

민간 임대는 4개 단지 1692가구 중 특별공급분 790가구를 제외한 902가구다. 임대보증금이 2억원이 넘고 월임대료는 50만~60만원으로 추산된다. 업체들이 초기자금 확보를 위해 임대보증금을 많이 받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청약자들은 선택기준으로 먼저 동판교냐, 서판교냐를 따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판교는 신분당선 전철역.상업시설 등을 갖춰 편의성이 뛰어나고, 서판교는 녹지공간이 넓고 용적률이 낮아 쾌적하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의 모의 청약접수에선 두 지역의 선호도가 비슷해 취향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내부 평면 경쟁의 중심은 공간 활용도다. 업체들은 발코니 확장을 통해 40평형 같은 33평형을 설계하는 데 주력했다.

풍성주택은 안방 드레스룸 뒤쪽의 발코니를 확장해 방 하나를 더 만들어 모두 4개의 방을 들일 수 있게 했다. 한성건설은 안방 옆 발코니를 확장해 운동 공간으로, 이지건설은 거실 안쪽에 포켓발코니를 만들어 놀이방 등으로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건영은 침실 앞과 옆에 발코니를 만들어 개방감을 줬다. 발코니 확장 면적은 단지.평형에 따라 7~11평 정도다. 확장 비용은 1000만~1500만원으로 예상된다.

부엌 설계와 관련, 한림건설 등은 주부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ㄷ자 모양으로 꾸민다. 이지건설은 주방 한가운데 싱크대를 설치하고 모아건설은 홈바 겸용 주방을 선보인다.

대광건영 등은 가변형 벽체를 써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을 다시 꾸밀 수 있게 했다. 업체들은 붙박이장 등 가구와 식기세척기.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선택품목으로 정할 예정이다. 다만 임대인 광영토건 단지는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고 선택품목도 내놓지 않을 계획이다. 참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입지 여건과 평면 구조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차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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