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서 멀어진 하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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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LG의 하나로통신 경영권 확보가 어렵게 됐다. 하나로통신을 인수한 뒤 통신계열사들을 묶어 SK텔레콤.KTF와 함께 통신 3강체제를 만들려던 LG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4일 월례브리핑에서 "다음달 21일 열리는 하나로 임시주총에서 뉴브리지-AIG컨소시엄이 제시한 5억달러(약 6천억원) 규모의 외자유치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장과 하나로통신을 법정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로에 외자가 유치되면 국가 전체의 대외신인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나로 문제가 외자유치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陳장관은 그동안 하나로 문제와 관련, '엄정중립'과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며, 외자유치를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외자유치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LG측은 이날 "陳장관의 발언과 관계없이 외자유치 반대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정통부가 공식 입장을 밝힌 만큼 LG도 외자유치 반대의사를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LG측이 반대하더라도 오는 9일 오전 외자유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며, 주총에서 이 계약이 승인되도록 주주들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5억달러 외자유치안을 통과시켰고, 정통부는 대주주들에게 이사회 결의사항을 존중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한편 LG는 2일 LG투자증권 상품계좌를 통해 5백만주의 하나로통신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따라 LG의 하나로 지분율은 15.9%에서 17.69%로 늘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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