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 대신 오스카 거머쥔 코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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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코비 브라이언트. [로이터=연합뉴스]

코비 브라이언트. [로이터=연합뉴스]

NBA의 전설적인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40·사진)가 오스카를 거머쥐는 이색적인 풍경이 벌어졌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가 제작한 ‘디어 바스켓볼’이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2015년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공개한 브라이언트의 은퇴선언문 ‘디어 바스켓볼’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6분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에 선수를 꿈꾸던 유년 시절부터 코트를 누비던 선수 시절까지 화려한 농구 인생이 담겼다.

‘디어 바스켓볼’ 단편 애니 작품상

이날 브라이언트는 글렌 킨 감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열정과 노력이 (이 영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농구 선수라 드리블만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큰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킨 감독은 “좋은 글을 써 준 브라이언트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NBA 역사상 손에 꼽히는 뛰어난 슈팅 가드다. 1996년 LA 레이커스에 입단해 20년간 스무 시즌을 선수로 활동하며 NBA 우승 5회, 파이널 MVP 2회, 정규 시즌 MVP 1회, NBA 올스타 18회 등의 쟁쟁한 경력을 남겼다. 일각에선 그의 오스카 수상이 적절치 않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는 2003년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19세 호텔 여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바 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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