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노 대통령 스크린 쿼터 토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준기) 대통령이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저희 영화 쪽 얘기를 많이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계에서는 (스크린 쿼터 축소가) 미국에 대한 굴복이나 압력이 아니냐 해서 불만을 많이 얘기한다.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 대통령) 영화에서만 매력적인 줄 알았더니 실물을 봐도 아주 잘 생겼다. 지난번에 기록(최다 관객)을 세웠다는 보도를 봤는데 지금도 계속 관객이 늘고 있나.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축하한다. 조금 전에 이름을 잊어버렸다. (사회자가 '이준기'라고 알려줌) 이준기씨…나는 공길씨, 이러려다가…. 김공길인가 이공길인가 몰라가지고…이준기씨 미안하다. 스타가 스타를 알아야 되는데. (웃음) 한국 영화가 참 많이 발전했다. 내가 이준기씨 같이 생각하는 분들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정말 자신이 없나? 우리 영화가 시장에서 40~50% 이상의 점유율을 지켜낼 자신이 없나.

-자신 있다. 자국민 영화 보호제도인 스크린 쿼터 축소 자체에 대해 젊은 배우 입장에서 생각할 때는 한국 영화가 충분히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고 떳떳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하다 보면 많이 걱정이 되긴 한다. 왜냐하면 미국의 영화 시장에 비해 (우리 시장이)너무나 작고, 우리가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 만든 영화들이 물량 공세나 어떤 압력에 의해서 보여줄 기회조차 없어진다면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거라는 걱정이 있다.

=미국에 압력을 받아서 굴복하는 게 아니냐는 불쾌감이나 자존심이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운동에 더 많이 개입돼 있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이 없으면 정말 보호해야 되겠지만 자신이 있으면 그 문제는 자신 있게 당당하게 나가자. 영화계가 절대 반대로만 가버리니 대화가 안 된다. 월드컵 나가려면 연습도 하고 체력도 강화시켜야 하는데, 내부 경쟁력을 키워갑시다. 좀 자신있게 가자. 영화인들 자신 없나?

-배우로서 좋은 영화 만들겠다.

채병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