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갑병과 최초의 여군 장교 2명이나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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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로 기갑병과 여군 장교가 탄생했다. 그것도 두 명이 나왔다.

육군은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28일 충북 괴산의 육군학생군사학교 대연병장에서 2018년도 학군장교(ROTC) 임관식을 열었다. 이날 3군 합동 임관식에는 육군 56기 3740명(여자 238명), 해군 63기 114명(여자 6명), 공군 45기 127명(여자 6명), 해병대 130명(여자 4명) 등 모두 4111명의 신임 장교들이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박승리 육군 소위

박승리 육군 소위

박승리(24ㆍ조선대)ㆍ윤채은(24ㆍ동명대) 육군 소위가 첫 기갑병과 여군 장교의 주인공이다. 육군은 2014년 모든 병과에 성별 제한을 철폐한 데 이어 올해 부대와 직위에서도 성별 제한을 없앴다. 2015년 여군 부사관 4명이 기갑병과에 처음 임관했다. ‘1호 여성 전차 조종수’ 임현진(24) 하사의 훈련 모습이 지난 1월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여군 기갑병과 장교 임관은 박ㆍ윤 소위가 처음이다.

윤채은 육군 소위

윤채은 육군 소위

6ㆍ25 참전 용사의 손녀인 박 소위는 “전투 병과가 여군들에게 개방됐는데 기갑 병과가 가장 늦었다. 그래서 기갑병과는 미지의 곳이자 호기심의 대상”이라며 “올해 기갑병과도 여군 장교에게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기회가 올까’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윤 소위는 “한국은 지형적으로 산악이 많아 전시작전시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전차라고 생각했다”며 “기갑병과는 그동안 여성이 지원할 수 없는 분야였는데, 장교 모집공고를 보고 도전하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 소위와 윤 소위는 모두 “최고의 기갑병과 장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임관한 신임 장교들 중에는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나마료브 다니엘(연세대ㆍ24) 해병 소위도 포함돼 있다. 러시아 국적이었던 다니엘 소위는 8살 때 부모님의 결정으로 한국에 귀화했다. 다니엘 소위는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 장교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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