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패물 넣어든 압력솥 깜빡하고 고물상에 넘겨준 남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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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경찰서 남문파출소 직원들이 한 고물상에서 압력밥솥을 찾는 모습. [사진 순천경찰서]

순천경찰서 남문파출소 직원들이 한 고물상에서 압력밥솥을 찾는 모습. [사진 순천경찰서]

60대 부부가 현금과 패물을 넣어둔 압력솥인 줄 모르고 고물상에 줬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되찾았다.

26일 전남 순천경찰서 남문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0시쯤 주민 A씨(59) 아내 B씨(60)가 찾아와 “고물상에 줘버린 압력밥솥을 찾아 달라”며 분실신고를 했다.

B씨는 그동안 청소 일을 하면서 모은 현금과 자녀에게 선물로 받은 팔찌를 사용하지 않는 압력솥에 보관해왔다. 알뜰살뜰 모아온 현금과 패물을 A씨가 깜빡하고 고물상에 넘긴 거다.

경찰이 고물상을 뒤져 찾아낸 밥솥과 그 안에 있던 현금과 패물. [사진 순천경찰서]

경찰이 고물상을 뒤져 찾아낸 밥솥과 그 안에 있던 현금과 패물. [사진 순천경찰서]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신고를 받은 남문파출소 3팀은 다음날 곧바로 순천시 폐쇄회로(CC)TV통합관제센터의 협조를 받아 CCTV를 분석한 결과 손수레를 끄는 80대 노인이 고물을 수집해 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 노인이 이용하는 인근 고물상 수색에 나섰고, 마침내 24일 오전 9시30분쯤 A씨 집 인근의 한 고물상에서 압력밥솥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압력밥솥은 다른 고철과 함께 뒤섞여 있었고, 밥솥 안에서는 신문지에 쌓인 현금 600만원과 케이스에 든 순금 팔찌(200만원 상당)가 담겨 있었다.

압력솥을 돌려받은 노부부는 “현금도 중요하지만, 자식들에게 받은 팔찌를 잃어버려 너무 속상했는데 미안함을 덜게 되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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