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이랬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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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예수는 고통받고 억눌린 자, 사람을 잃고 소외된 자, 가난에 빠진 자, 자유와 인권을 유린당한 자들의 편에 서왔다.
그런데 성직자라 자부하는 요즘의 일부 목사들을 보면 그들의 직분이 무엇이고, 누구를 위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지 의심스럽다.
사회적 소명의식을 망각하고 자기교회 중심주의·물량주의로 타락하고 조찬기도회란 미명아래 기름진 식탁을 차려놓고 권력과 부를 쥔 자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고 있는데 이것이 어찌 목사의 직분인가.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소외 받고 어렵게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의 편에 서기보다 가진 자와 권력을 등에 업은 자를 위해 복음을 전하고, 자기 교회의 신도 수 늘리기에만 급급해 하는 게 목사의 직분을 다하는 것일까.
이 땅의 사랑과 인권을 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고생하는 목사들에게 용공좌경 운운하는 작태야말로 사이비목사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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