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채권회수·담보요구 모두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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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지엠(GM)지부 군산지회 조합원들이 부평 본사에서 열리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및 30만 노동자 생존권 인천 결의 대회'에 동참하기 위해 군산공장에 집결하고 있다. [중앙DB]

23일 한국지엠(GM)지부 군산지회 조합원들이 부평 본사에서 열리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 촉구 및 30만 노동자 생존권 인천 결의 대회'에 동참하기 위해 군산공장에 집결하고 있다. [중앙DB]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일부를 당분간 회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이렇게 양보를 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제시하려고 했었던 담보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 정부 요구에 GM이 한 발짝 물러선 모습이다.

23일 한국GM 이사회 개최 #7220억 만기 채권, 실사 기간 회수 않기로 #만기일 설정 안했다는 점에서 불씨 남겨 #부평공장 등 담보 설정은 포기

한국GM은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본사 차입금(5억8000만 달러·7220억원)의 만기일 연장 여부와 임시주주총회 개최 등 2가지 안건을 상정했다.

첫 번째 안건을 상정하면서, 한국GM 관계자는 이사진에게 “GM이 정부 실사 기간 차입금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GM은 정부·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 실사를 진행하는데 동의했는데, 이 기간에는 자금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사가 끝나면 한국GM 지원 여부를 두고 정부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 입장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다만 빌려준 돈을 갚아야 하는 시한을 공식적으로 연장하기보다는, ‘실사 기간’이라는 애매한 시한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불씨를 남겼다. 산업은행 측 사외이사들이 차입금 만기 시점을 결정하고, 금리(5.3%)를 낮추자는 제안을 했지만 GM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안건(주주총회 개최)을 상정한 건 이 차입금에 대한 담보를 잡기 위한 절차상 필요했다. GM은 원래 차입금 만기를 당분간 연장하면서, 한국GM 부평공장 등 유형자산을 담보로 잡고자 했었다. 이런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결의할 사항이기 때문에 GM은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상정했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중앙DB]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중앙DB]

하지만 이사회 직전 ‘한국GM 공장을 담보로 잡으면, 향후 GM 본사가 공장을 처분(매각)하기 용이해진다’는 주장이 나오자, GM은 두 번째 안건 자체를 이사회에 상정하지 않았다. 정부와 ‘3대 원칙’에 합의한 이후 불필요한 논란을 낳지 않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는 22일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주주(GM)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주주·채권자·노동조합)의 고통분담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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