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쇼트트랙 "엉덩이 미는 포즈, 석희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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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여섯 번째 신화를 썼다. 김아랑(23·고양시청), 심석희(21·한국체대), 최민정(20·성남시청), 김예진(19·평촌고), 이유빈(17·서현고)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올림픽에서 통산 6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 등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 등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남자 1500m(임효준), 여자 1500m(최민정)에 이어 이번 대회 쇼트트랙 세 번째, 한국 선수단으로선 네 번째 금메달이었다. 최민정은 첫 올림픽에서 대회 2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중국·캐나다·이탈리아와 맞붙은 결승에서 한국은 심석희-최민정-김아랑-김예진 순으로 레이스에 나섰다. 경기 초반 맨 뒤에서 달리던 한국은 다섯 바퀴째 김예진이 이탈리아 선수를 추월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심석희에 이어 최민정이 레이스 막판 스퍼트를 하면서 마침내 중국까지 따라잡았다. 마지막 주자 최민정은 그대로 두 바퀴를 달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선 다섯 선수는 엉덩이를 미는 포즈를 취한 뒤 두 검지 손가락을 하늘로 찌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음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일문일답.

-금메달을 딴 소감 말해달라.
(김아랑) "시즌 초부터 얘기했던 계주에서만큼은 시상대 올라간다는 약속 지키게 돼 너무 기쁘다. 많은 분들 염원해줘서 힘든 일이 있어도 이겨내고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 등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우승한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 김예진, 이유빈 등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세리머니는 무슨 뜻이었나.
(김아랑) "석희의 아이디어였다. 우리끼리 계주에서 1등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다."

-김아랑 선수는 눈물 많이 흘렸다.
(김아랑) "여기까지 오는데, 저는 너무 힘들었다. 뜻을 이루고자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는 하루라 눈물이 많이 나는 거 같다."

-김예진 선수를 밀어주면서 넘어졌는데, 실격 생각해서 눈물 흘린 거 아닌가.
(김아랑)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했다. 나 때문에 넘어진 줄 몰랐다."

-심석희 선수는 맘 고생 심했을 거 같은데.
(심석희) "마음고생 많이 했고 저 말고도 다들 마음고생 많이 했다. 모두 많이 혼나기도 하고 마음고생도 하면서 많이 노력했다. 이렇게 다같이 고생하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나와 기쁘다."

-1500m 실격이란 좋지 않은 결과 어떻게 털어냈나.
(심석희) "내가 좋은 성적 내고 잘 경기했을 때보다 더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경기 이외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고 느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다같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다."

-김예진과 이유빈 선수는 올림픽 첫 메달이다.
(김예진) "첫 올림픽인데 언니들이 많이 끌어줬다. 들어오기 직전까지 긴장 많이 안하려고 노력했다."
(이유빈) "메달따게 해준 언니들, 고맙고 감사하다. (최민정이 옆에서 '네가 딴거야'라고 했다.)

-최민정 선수 소감은.
(최민정) "개인전보다 메달 5개 따서 기쁨 5배다.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줘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었던 거 같다."

-중간 교체 안 하는게 전략이었나
(김아랑) "그건 아니다. 계주 연습할때 우리 모두 어느 자리에 있든 다 나갈 수 있게 열심히 훈련해서 작전이라기보단 즉흥적으로 각자 자리에서 노력한 것이다."

-훈련때 한 상황 모두 실전에서 보여줬나.
(김아랑) "게임 많이 안풀렸을 때가 많은데 그때 중점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훈련했다."

-힘든 일은 어떤 것인가.
(김아랑) "소치 끝나고 크고 작은 부상으로 기량 떨어졌고, 다시 훈련하는 거 바닥부터 한단 생각으로 재활에 집중하고 올림픽 선발전 준비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기대 못 미치는 모습 보인 거 같아서 저 스스로에게 많이 약이 된 시간이라 그런 부분 많이 힘들었다."

-세월호 마크 가린 건 논란을 의식한 건가?
(김아랑) "대답 안 하겠다."

강릉=박소영, 여성국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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