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 2018평창 겨울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경기 중 카메라에 잡힌 한 선수의 유니폼이 큰 관심을 끌었다. 바로 아일랜드 선수 패트릭 맥밀란. 그의 경기복에 선명히 새겨진 한글 때문이었다. 맥밀란 선수의 오른쪽 허벅지엔 ‘아일랜드’란 네 글자 한글이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평창 겨울 올림픽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한글 사랑’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맥밀란 선수보다 먼저 유니폼에 한글 사랑을 실천한 건 뉴질랜드 대표팀이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지난 6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단복 뒷면을 공개하며 “Team 뉴질랜드”라고 직접 한글로 적은 게시글을 올렸다. 사진 속 유니폼 뒷면에는 영어와 한국어로 ‘뉴질랜드’라고 적혀 있다.
이후 뉴질랜드 선수들이 한글로 ‘뉴질랜드’라 쓰여 있는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경기 중에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1일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뉴질랜드 카를로스 가시아크나이트의 오른팔 유니폼에 한글로 뉴질랜드란 국명이 새겨졌다.
다음날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 출전한 조이 사도스키 사놋 역시 ‘뉴질랜드’라는 한글 국명이 새겨진 모습이 방송돼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시놋은 12일 평창 휘닉스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승에서 경기 채점 결과(13위)를 기다리며 한글 유니폼을 카메라를 향해 보여주기도 했다.
다른 뉴질랜드 선수들도 패딩 점퍼에 ‘뉴질랜드’라고 적힌 옷을 입고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선수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소치 올림픽 때도 러시아어로 우리나라 이름을 새겼다”며 “한국에 왔으니 한국어로 우리나라를 알리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