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력에 눈먼 남성들 풍자|극단자유의 『수탉이 안 울면 암탉이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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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정치권력에 눈이 먼 남성들을 여성의 시각에서 풍자한 정치극이 무대에 올려져 관심을 모은다.
극단 자유가 제1백30회 정기공연으로 문예회관 대극장에 올리는 『수탉이 안 울면 암탉이라도』(10일까지 오후 4시30분, 7시30분).
김정옥씨가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도 맡은 이 작품은 갑신정변·임오군란·민비시해·한일합방등 격랑의 역사가 되풀이됐던 19세기 구한말이 무대.
고종이 36년간 무능력하게 집권함으로써 민비와 대원군과의 파발싸움이 극대화되고, 대신들의 권력다툼도 치달을 대로 치달았던 세대를 여성광대들이 비판하는 형식으로 짜여져 있다.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련의 사건들을 발생 차례로 엮지 않고 순서를 뒤바꿈으로써 의도적 혼란을 야기시킨 점이나, 대사보다는 행위의 비중을 높여 광범위한 사건들을 다루고자한 것등이 돋보인다.
극단 자유는 이번 공연에서 관객의 저변확대를 위해 국내 연극계에서는 처음으로 공연첫날 뷔페식 디너 시어터를 시도하는 한편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가족권(5명까지 입장 가능)제도도 도입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출연 박정자 박웅 권병길 우상전 손봉숙 김성자 한기정외.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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