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차기 총장에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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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하마평에 올랐던 하버드대 총장에 로렌스 바카우(66) 전 터프츠대 총장이 선임됐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이날 제 29대 총장에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을 지명했다.

제29대 하버드대 총장으로 지명받은 로렌스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이 11일(현지시간)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제29대 하버드대 총장으로 지명받은 로렌스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이 11일(현지시간)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후보선정을 추진해온 하버드 재단의 윌리엄 리 시니어 펠로는 이날 “고등 교육과 대학연구가 도전받는 시점에 기술적인 리더십과 전략적 사고, 절제된 실행력이 요구된다”면서 “이들 가치를 지켜내는데 바카우 지명자가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대학 조직관리 능력 인정받아 #어머니는 아우슈비츠 생존자

오는 7월1일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있는 바카우 지명자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법대를 나와 공공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4년간 MIT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장까지 지냈고, 그 이후로는 2011년까지 11년간 터프츠대의 총장을 맡았다. 최근까지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바카우 지명자의 경우 특히 제도운용과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NYT가 전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를 포함한 명문대학에 적대감을 보이는 상황에서 관리의 리더십이 절실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학생 장학금으로 쓰이는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줄어들면서 하버드대의 경우 매년 4300만 달러(약 473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바카우 지명자는 미시간주 폰티악에서 동유럽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태어난 아버지와, 아아슈비츠 강제수용소 생존자로 19살에 미국으로 건너온 어머니를 두고 있다.

두르 길핀 파우스트 현 총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차기 하버드대 총장으로 지명된 로렌스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을 와락 끌어안고 있다. [AP=연합뉴스]

두르 길핀 파우스트 현 총장(왼쪽)이 11일(현지시간) 차기 하버드대 총장으로 지명된 로렌스 바카우 전 터프츠대 총장을 와락 끌어안고 있다. [AP=연합뉴스]

하버드대 첫 여성총장으로 11년간 재직한 두르 길핀 파우스트(70) 현 총장은 6월말 퇴임할 예정이다. 하버드대는 지난해 6월 파우스트 총장이 퇴임의사를 밝힌 이후 총장후보 선정위원회를 꾸리고 700여명에 달하는 후보를 대상으로 적임자를 물색해왔다. 그동안 김용 총재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유력인사 들이 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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