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눈] "문화 발전 없으면 나라 발전 기대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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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일반인 통행을 제한한 지 99년 만에 개방된 숭례문. 중앙 통로인 홍예문을 통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중앙포토]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최근 시민에게 개방됐다. 앞으로는 경복궁과 창경궁 등 사대문 안의 다양한 문화유산이 복원된다. 우리 문화를 되살려내 보존하고 시민의 품에 안겨주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계기는 2002년 월드컵 때인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누구도 태극기를 잘라 옷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은 우리의 상징과 문화를 스스로 찾기 시작했고, 그 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가 상품화돼 세계로 뻗어나갔다.

문화는 조상과 우리, 후손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문화 발전에 소홀하거나 가치를 무시한다면 나라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과거 중국에서 한족을 점령했으나 한족 문화에 동화돼 자기 언어와 풍습을 잃었던 만주족의 모습에서 보듯 문화의 힘은 참으로 크다.

그렇다고 똑같은 모습으로 재현하는 것만이 우리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에펠탑 건설은 당시 많은 사람이 반대했을 만큼 큰 변화이자 도전이었다. 그러나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됐다. 복원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대문만 열지 말고, 곳곳에서 새로운 눈으로 우리 문화를 보는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박유선 학생기자(경기도 영복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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