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문식 민정당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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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국민여러분에게 송구스러운 마음 한량없다.』
민정당의 채문식 대표위원은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결과가 예상보다 크게 빗나가 결과적으로 패배한데 대해 우선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채 대표는 밤새 당사 대표위원 실에 앉아 TV화면을 통해 개표실황중계를 지켜보았는데 새벽녘에 매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난 뒤 다소 정상을 회복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에 응했다. 채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노태우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의 책임을 지고 자진 용퇴할 뜻을 전달했다.
-이번 선거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
『안정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데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투표결과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뼈를 깎는 자성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개표결과를 보면 지역간 편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각 정당별로 현저한 지역편차를 드러냈다. 앞으로 지역간 갈등해소에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되겠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다.』
-선거결과가 이렇게 나온 데 대한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나.
『우리 당이 자성하고 6·29정신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이지 못한데 있다고 보고 자성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혹심한 지역편차에 대한 큰 충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사후대책은.
『안정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에 책임을 통감하고 내가 대표위원으로서 책임질 것을 총재에게 품신 했다. 그러나 다른 당직자들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막중한 만큼 소신과 활기를 갖고 당을 운영해 나가리라 믿는다. 이 자리를 빌어 김영삼·김대중 전 총재와 김종필 총재에게 당선축하를 드린다.』
-앞으로 국회운영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대한 대책은.
『6·29의 기본정신은 대화와 타협에 있지만 그 필요성이 더욱 크고 절실해졌다. 타당도 당적 차원을 벗어나 국가적 안목에서 국회운영에 협조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우리 당은 노태우 대통령의 대 국민공약을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지만 모든 정파와 정당들도 공약실천에 협조해 주리라 믿는다.』
-내각제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선거결과면 서구의 경우 연정을 꾀하는데 그에 대한 견해는.
『현시점에선 아무런 답변준비가 돼 있지 않다.』
-다른 당에 대한 주문사항은.
『정치불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고 그것이 경제불안으로 연결되고 사회불안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러한 일이 없도록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가 각별한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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