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C 「한반도 평화선언」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세계기독교 한반도 평화협의회」가 25일부터 29일까지 인천송도비치호텔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주최로 열린다. 이번 협의회에는 국내 교계인사 2백여명과 세계 각국 교회대표 1백2O여명이 참석, 세계 여러나라 교회들과 연대속에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노력들을 정리, 재평가하고 앞으로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이 협의회는 26일 오전 서광선교수(이대)의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신학적 전망』에 대한 발제강연으로 시작된다. 3일동안 계속될 협의회에서는 일본동경여대학장 「스미야·미키오」씨의 『한반도의 통일과 일본의 역할』, 「페기·빌링즈」박사(미 연합감리교회 세계선교부 부총무)의 『남북분단 문제에 대한 기독교의 대응』, 「볼프강·후버」박사(독일평신도대회의장역임)의『신뢰구축을 위한 동서간의 대화』, 박한식교수(미 조지아대)의 『남북한 이산가족의 재결합-인도주의적 문제』등의 발제강연과 질의가 있게된다.
또 이들 발제외에 통일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입장발표와 분과토의가 행해지고 「필립·포터」박사(전세계교회협의회총무)의 성서연구, 「에밀리오·카스트로」박사(세계교회협의회총무)의 특별집회시간도 갖는다.
이번의 세계기독교한반도평화협의회는 KNCC의 통일문제에 대한 오랜 관심과 연구로 이루어지게 됐다. KNCC는 81년 한독교회협의회때 KNCC안에 통일문제위원회를 설치하고 통일문제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독일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82년 KNCC총회에서 통일문제연구원 운영위원회가 설치되었다. 83년에는 한상미교회협의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결의문을 남겼다.
84년에는 일본 동경도잔소회의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정의』를 주제로 한 회의가 열렸고 이 회의이후 한반도통일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져 미국 NCC의 남북한방문등이 있었다. 이같은 흐름속에 NCC는 지난 2월 29일 「민족통일과평화에 관한 한국교회선언」을 했고 이번 협의회에서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됐다.
NCC는 이 선언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한상호간에 신뢰회복이 확인되고 한반도 전역에 걸쳐 평화와 안정이 국제적으로 보장되었을때』라는 전제아래 ▲주한미군철수 ▲주한유엔군 사령부 해체등이 이루어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무기의 사용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가 이같은 선언을 하고 그 취지아래 세계기독교한반도평화협의회를 개최하자 많은 보수노선의 기독교목회자단체·신도단체는 반박성명과 우려를 표명하고 일부에서는 세계협의회를 중단하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한국기독교 국민화합운동협의회 ▲한국기독교실업인회 ▲기독교 북한선교회 ▲개신교단협의회 ▲한국기독교평신도단체협의회 ▲한국교회장로협의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등이 KNCC의 통일선언과 세계협의회에 반박·비판성명을 냈다. 이들은 주한미군철수·핵무기철거등의 주장은 비록 전제가 있기는 하나 우리의 안보상황을 직시하지 못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조선기독교연맹중앙위원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담화를 내는등 북한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경고했다. 선언을 둘러싼 논란은 2O일 남선교회전국연합회등 이 선언내용의 수정을 요구하는 선까지 진전되어 세계기독교한반도평화협의회의 원만한 진행에도 암운이 던져지고 있다. <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