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스하키, 2진급 뛴 카자흐스탄에 1-3 역전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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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을 성공시킨 한국 이돈구. [인천=연합뉴스]

선제골을 성공시킨 한국 이돈구. [인천=연합뉴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1위)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2진급 선수들이 나온 카자흐스탄(17위)를 상대로 졸전 끝에 졌다.

백지선(51)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 평가전에서 1-3(1-0 0-1 0-2)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 5분25초를 남기고 수비수 이돈구의 골로 앞서 갔다. 김기성의 패스를 받은 이돈구는 20m 정도를 질주한 뒤 상대 골 네트 반대편 상단에 꽂아넣는 그림같은 슛을 성공했다.

하지만 2피리어드 3분35초 카자흐스탄 이고르 페트코브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상대 페널티로 수적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상대 역습 한방에 무너졌다. 3피리어드 6분25초를 남기고 카자흐스탄 미카일리 니키타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이후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몰아붙였지만 동점골을 넣지 못했고, 오히려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엠티넷골(빈 골대에 넣은 득점)을 허용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16일 채널원컵 이후 47일 만에 실전을 치렀다. 채널원컵 이후 2주간 긴 휴식을 취했고, 이후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입촌해 평창올림픽 최종 엔트리 선정을 위한 옥석가리기를 진행했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병행하면서 실전 감각이 무뎌졌다.

카자흐스탄은 5명을 제외하고 자국 2부리그에서 뛰는 유망주로 구성됐다. 평가전을 위해 지난 2일 입국해 시차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겨울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한 카자흐스탄 대표팀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당시 한국은 카자흐스탄 2진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며 0-4로 패했다.

한국 대표팀 골리 맷 달튼. [인천=연합뉴스]

한국 대표팀 골리 맷 달튼. [인천=연합뉴스]

한국은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공격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김상욱-김기성-마이크 테스트위드로 이뤄진 1라인 공격진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채널원컵에서 캐나다(1위)·핀란드(4위)·스웨덴(3위)을 상대로 3골 3어시스트를 기록한 김상욱의 공격도 이날만큼은 날카롭지 못했다. 수비진은 상대 빠른 역습에 쉽게 뚫리며 헛점을 드러냈다. 집중력은 떨어졌고, 실수도 많았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키에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A그룹(2부리그)에선 카자흐스탄 정예멤버를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다. 2피리어드까지 1-2로 뒤졌지만 3피리어드에만 4골을 몰아치며 역전승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체력 부담을 안고 뛴 카자흐스탄에 3피리어드 내내 밀리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골리 맷 달튼의 선방이 없었다면 골을 더 허용할 수도 있었다.

평창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체코와 첫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첫 경기를 불과 12일을 남기고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올림픽에서 한국이 만날 체코-스위스-캐나다는 카자흐스탄보다 강한 팀들이다.

한국은 5일 카자흐스탄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경기를 치른 뒤, 8일 세계 15위 슬로베니아(인천), 10일 러시아(안양)를 상대한다. 세계랭킹 2위 러시아(OAR)는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인천=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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