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원도 "동료 의원이 내 앞에서 바지 벗어"…'미투'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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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경 경기도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 [페이스북 캡처]

이효경 경기도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 [페이스북 캡처]

서지현 검사가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사회 각계에서 '나도 성폭력을 당했다'는 '미투(Me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효경(더불어민주당·성남1·재선) 경기도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6년 전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원회 연찬회에서 회식 후 의원들과 노래방에 갔는데 한 동료의원이 춤추며 내 앞으로 어영부영 오더니 바지를 확 벗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잠시 당황. 나와서 숙소로 갔다. 밤새 내가 할 수 있는 욕을 실컷 했다"며 당시의 당혹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이 의원은 "거의 다반사로 성희롱을 당한다"며 "밤 10시에 노래방으로 불러내거나 술 취해서 새벽 한 시에 전화해 사랑한다고 하고 엉덩이가 왜 이렇게 크냐는 놈도 있다"며 사례를 제시했다. 글 앞부분에는 '성폭력을 당한 사람들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의미의 '#METOO' 해시태그를 달았다.

페이스북 게시글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일일이 언급할 수 없지만 선출직 여성의 경우 유권자들을 만나는 등의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성희롱을 당한다. 한마디로 일상다반사”라며 “제 과거 사례를 공개한 것은 서지현 검사의 용기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뉴스1이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성희롱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여성 모두가 당할 수 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고 희망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 [JTBC 캡처]

자신이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 [JTBC 캡처]

앞서 서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에 2010년 안태근 전 검사에게 당했던 성추행 사건 글을 게재한 후 같은 날 오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인터뷰했다. 이튿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나도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공개하는 등 서 검사의 폭로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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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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