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소 환불 너무 깐깐"…고객들 불만

미주중앙

입력

한인업소들의 환불규정이 너무 깐깐하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LA한인타운 김스전기 매장에서는 2주 내 영수증을 지참할 때 환불 및 교환이 가능하다.

일부 마켓 "당일에만 환불"
포장 뜯었다고 10% 비용도

한인업소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깐깐한 환불 절차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인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환불 기한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한인마켓의 경우 채소나 과일, 육류는 구입한 지 짧게는 하루, 길게는 2주 안에 구입한 제품과 영수증을 지참해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 더구나 거주지가 한인마켓에서 먼 경우 환불을 받기 위해 다시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것이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불만이 높다. 최근 한인마켓에서 양념갈비를 산 이영은 씨는 집에 돌아와서 제품을 뜯어 보니 상한 냄새가 심하게 나 환불을 하려고 매장에 전화했다. 하지만 하루 안에 매장을 방문하지 않으면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마켓 매니저의 말에 황당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집 근처에 한인마켓이 없어 LA까지 어렵게 시간을 내 다녀왔는데, 고기에 문제가 있어 바꿔달라는 것도 하루 안에 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니 화가났다"며 "환불하러 1시간 넘는 거리를 하루 만에 또 갈 고객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고 하소연했다.

또 환불 과정이 매우 번거롭고 매장 관계자들의 불친절한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최수철 씨는 배 한 박스를 구입했다가 1/3 가량이 썩어 있는 것을 보고 환불을 요구하러 매장을 방문했다. 하지만 마켓 매니저는 영수증과 제품을 눈으로 보고도 우리 마켓에서 구입한 게 맞는지, 괜히 상한 과일과 바꿔 온 것은 아닌지 따져 물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사실 코스트코 등 미국 마켓은 묻지도 않고 제품과 영수증을 보여주면 바로 환불해주는데 한인마켓은 왜 번거롭게 발걸음 한 고객에게 미안하다는 말은 커녕 불쾌함을 드러내는 지 모르겠다"며 "한인업소는 환불을 잘 해주는 곳이 있긴 하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고객은 한인타운 내 한 가전제품 업소에서 드라이기를 샀는데 켜자마자 탄 냄새가 나 곧바로 들고 매장에 갔다가 매니저와 싸울 뻔 했다고 토로했다. 매장 매니저는 제품에 하자가 있을 리 없다며 의심의 눈초리로 한참을 쳐다보더니 결국은 환불을 해주기는 하되 박스를 뜯었으니 재포장(리스탁킹)비용으로 10%를 제한 금액을 돌려줬다는 것이다.

한인업소들의 애로사항도 있다. 한인마켓의 한 관계자는 "물론 주류 마켓에 비하면 환불규정이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영수증도 가져오지 않고 환불해달라고 다짜고짜 화를 내는 고객부터, 매장에 오자마자 소리를 질러대며 매니저 나오라고 언성을 높이는 어르신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로 인해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스전기 에드워드 전 매니저는 "냄비를 사간 손님이 찌개를 해 먹고 생각했던 맛이 나지 않는다며 환불을 요구하시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대부분 매장에 와서 코스트코와 비교를 많이 하시는데, 그런 대형 기업들과 우리 같은 개인 기업은 비교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환불과 반품에 관한 규정은 각 업체마다 정할 수 있다. 한인업소의 한 관계자는 "한국도 대형 백화점의 경우 14일 이내라는 짧은 기간에 환불해야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다만, 업소와 고객 간 신뢰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장에선 환불 고객도 좀 더 친절하게 대하고. 고객 역시 업소의 환불 규정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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