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껍질로, 휴지로도 풀린다··· 스마트폰 지문 잠금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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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된 중국에서 귤껍질이나 휴지 등 다양한 물건으로 스마트폰 지문 잠금을 해제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 지문 잠금 푸는 동영상 공개돼 화제 #주인 지문 찍힌 필름으로 어떤 스마트폰도 뚫을 수 있어

귤껍질로 지문인식 잠금을 해제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귤껍질로 지문인식 잠금을 해제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지난달 중순부터 ‘귤껍질로 지문 인식이 되는 스마트폰, 잠금 해제뿐 아니라 송금도 가능하다’라는 제목의 글이 중국 온라인에서 공개돼 화제가 됐다. 중국 온라인 매체 시나닷컴에 따르면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남성 쉬(许)씨는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 부분에 금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지문 인식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 직장에서 쉬씨의 스마트폰을 만지던 동료는 자신의 지문이 쉬씨의 스마트폰에 등록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잠금이 해제됐다는 사실을 쉬씨에게 알렸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쉬씨는 여러 사람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고, 모든 사람의 지문으로 자신의 스마트폰 잠금이 풀린다는 걸 발견했다. 쉬씨는 이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온라인에 올렸고 이를 본 쑤저우(苏州)시 거주 기술자 한 명이 몇 차례 실험을 통해 간단하게 조작만 하면 스마트폰의 지문 보안을 뚫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것이다.

 중국 CCTV 계열사인 CGTN에 공개된 영상에서 스마트폰 기술자는 필름에 전도성 잉크가 칠해진 투명한 테이프를 지문 인식 부분에 붙인 후 스마트폰 주인의 지문을 그 위에 찍어 지문 잠금 장치를 몇 차례 해제했다. 그 이후에는 주인의 지문이 필름 위에 남아 있어 귤껍질, 휴지 등 어떤 물체를 가져다 대도 지문 잠금 장치가 해제됐다. 필름만 활용하면 언제든 스마트폰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송금 및 상품 구입이 가능한 것이다.

이 영상에서 취재진은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폰으로 실험을 진행해 모든 스마트폰의 지문 보안을 뚫는 데에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구걸도 모바일 결제를 이용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지문과 QR코드 등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돼있다. 따라서, 영상을 통해 제기된 스마트폰 지문 인식의 안전성 문제는 중국 사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동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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