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의 전설' 야거, 평창에 올 수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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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미르 야거. [AP=연합뉴스]

야로미르 야거. [AP=연합뉴스]

체코 출신의 아이스하키 수퍼스타 야로미르 야거(46·캘거리 플레임스)가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AP통신은 29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캘거리가 야거를 조건없는 웨이버(unconditional waiver) 공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계약 양도신청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야거는 공동 구단주로 있는 체코 리그의 HC 클라드노에서 남은 시즌을 뛸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북미 현지에서는 야거가 NHL에서 은퇴할 경우 평창올림픽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NHL 소속 선수들은 이번 평창올림픽에 나설 수 없지만 다른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참가 제한이 없다. AP는 야거의 올림픽 출전에 대해 체코 아이스하키협회에 문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플로리다 팬서스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야거는 지난해 10월 극적으로 캘거리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올 시즌 22경기에서 1골, 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올해 들어서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캘거리는 야거를 지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리며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야거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야거는 NHL 9개 팀에서 24시즌 동안 1733경기에 출전해 766골, 1155어시스트로 1921포인트를 쌓았다. 출전 경기 수를 포함해 득점에 관한 모든 기록이 현역 최다다. NHL 한 시즌 최다 포인트 기록자에게 주어지는 '아트 로스 트로피'를 5번 수상했고, 1999년에는 NHL 최우수선수상에 해당하는 '하트 트로피'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1991년과 1992년에는 NHL 피츠버그 펭귄스 소속으로 2년 연속 스탠리컵을 들어 올렸는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50·영어명 짐 팩) 감독도 야거와 영광을 함께했다.

NHL 사상 최고 선수 중 한 명인 야거가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NHL의 불참으로 스타 부재에 시달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흥행 호재가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올림픽 첫 상대가 체코다. 한국과 체코는 오는 2월 15일 밤 9시 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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