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상생경영] 현대차 부품업체의 상생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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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금형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현대.기아차 등이 설립한 '자동차 부품산업 진흥재단'에서 무료 컨설팅을 받았다. 경창산업에서 "품질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진흥재단을 소개해 줘 반신반의하며 응했던 것이다. 김현수 천일금형 사장은 "30여 명 직원을 먹여살리는 데 급급해 컨설팅은 꿈도 못 꿔봤다"며 "덕분에 불량률이 크게 떨어져 회사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초 새로 설치한 사출기에서 미세한 불량이 자주 나 많은 고민을 했다. 레버 중앙에 미세한 실선이 생겨 일일이 사포로 문질러 없앴지만 불량률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금형.사출만 30년 해온 그로서도 해결책을 못찾아 여러 곳에 수소문 해봤지만 헛수고였다. 진흥재단에 이런 애로사항을 전달하자 품질기술봉사단의 금형 전문가인 조남석 위원이 파견됐다. 조 위원은 매주 현장을 찾아와 공장 근로자들과 땀을 흘리며 두 달여 만에 문제를 해결해 냈다. 컨설팅이 시작됐던 지난해 10월7500여 개나 나왔던 불량품이 12월엔 1200개로, 올해엔 300개 이하로 뚝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이런 품질 개선 노력을 인정받아 경창산업으로부터 '우수 납품업체' 표창을 받기도 했다. 손재영 경창산업 상무는 "천일금형의 불량률 감소로 경창산업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흥재단의 김종한 연구위원은 "사출.도금.프레스 등 12개 분야, 16명 전문가들이 2,3차 협력업체들에 무료 컨설팅을 해 준다"며 "매년 100여 개 업체가 컨설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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