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나 잘 챙겨주세요”…이재명, 미세먼지 비판 남경필에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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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左)와 남경필 경기도지사(右). [중앙포토]

이재명 성남시장(左)와 남경필 경기도지사(右). [중앙포토]

이재명 성남시장이 6월 지방선거에서 차기 경기지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남경필 현 경기지사를 향해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남 지사가 최근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하고 박원순 시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시장은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남 지사께서 미세먼지 대책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더니 공개토론을 주장하는가 하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구상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경기도가 서울시 정책 비판까지는 이해하겠는데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공개토론 하자고 하는 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세먼지는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국제관계까지 얽힌 복잡한 문제라 해결책이 쉽지 않다”며 “미세먼지 대책은 지방자치제하에서 자치단체별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경기도지사는 1350만 인구를 관할하는 대한민국 최대 자치단체장으로 엄청난 예산과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도지사는 미세먼지 대책이 있다면 타 지자체와 공개토론으로 자기 실력을 과시하고 다툴 게 아니라 자기 권한으로 그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지사는 다른 지자체 정책을 비난하고 공개 토론할 시간에 더 나은 정책 발굴과 시행에 힘써야 한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1인 시위는 권한 없는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하는 최후 저항행위”라며 “최대 자치단체인 경기도 지사가 수평적 위치에 있는 서울시장을 상대로 1인 시위를 한다는 것은 경기도민을 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도 남 지사와 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경기도 기초의원 2인 선거구를 3∼4인 선거구로 바꾸기 위해 선거구획정위 회의나 공청회를 하자는데 왜 답이 없나. 선거구 획정위원 명단을 성남시에조차 안 주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기지사 선거 출마는 확정적이다. 이 시장은 지난 15일 성남시 야탑동 코리아디자인센터 8층 연회홀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임기가 상당히 남아 아직 도지사 출마를 공개적으로 얘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아시는 것처럼 마음의 결정은 이미 했다”라는 말로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바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페이스북을 통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쓴소리를 날린 이재명 성남시장.[사진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을 통해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쓴소리를 날린 이재명 성남시장.[사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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