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테마 중소형·배당주 뜨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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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 주가가 꾸준히 오르자 증시에 새로운 '테마주'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주주가치를 높이려 노력하는 기업이나 기업가치에 비해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은 기업이 유망 테마로 떠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올 봄 침체장을 틈타 괴질주.전쟁주.보안주.콜레라주.황사주 등의 '잡(雜)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짙어질수록 테마주를 판단할 때 단발성 호재보다는 기업가치가 주요 잣대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이 좋아졌거나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량주를 계속 매입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데서 벗어나 LG전자.한미은행.대한해운.성신양회.빙그레.대우종합기계 등 다양한 종목을 매수했다.

대신증권 한태욱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종목별 장세를 끌어나가고 있다"며 3분기 이후 영업이익.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대림산업.한진.금강고려화학 등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실적이나 기업가치에 비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종목들도 새로운 테마주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가상승에 탄력이 붙으면 통상 그동안 덜 오른 종목이 먼저 상승하기 때문이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수위권인 코메론(줄자).원익(석영 반도체재료)이나 한국철강.동양백화점.신무림제지 등이 이같은 저평가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한국배당주가지수(KODI)가 발표되면서 배당주 테마도 "고를 종목이 마땅치 않다"는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 삼양사.신도리코.자화전자 등의 우량주 꾸러미인 KODI를 따라 투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KODI에 포함된 50개 종목 중 금융주를 뺀 42개 종목은 연초 3만8천7백원이던 평균 주가가 지난달 28일 4만5천9백원으로 뛰었다. 7천2백원의 주가 차익에 이들 종목의 주당 평균 배당금인 1천8백원을 더하면 총 투자수익은 9천원. 연초 이들 종목을 골고루 사들인 투자자라면 수익률(총투자수익/연초주가)은 23%에 이른다.

이 밖에 현금을 쌓아둔 기업이 주식수를 늘려 투자자들에게 '공짜로'나눠주는 무상증자도 최근 관심을 끄는 '주주 중시'관련 테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하기 전에 주가가 급등했다가 공시 후 주가가 조정을 받는 종목이 많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증권 장근준 연구원은 "업황이 안 좋은데도 무분별하게 테마주가 양산되곤 했다"며 "최근엔 테마가 형성되더라도 그 안에서 실적이 좋은 우량주가 조명받는 게 새로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6개월 이상 테마가 지속돼 실적에 반영될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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