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 “비핵화 문제 국제공조 안할리가 있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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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0일 "남북이 (어제) 합의를 했다고 해서 비핵화 문제를 국제사회와 공조를 안하고 그렇겠느냐"고 말했다.

"이선권, 스스로 군복 입었을 때와 다르다고 하더라"

전날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 당국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였던 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회담 합의문에서 모든 문제들을 우리민족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으로 인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에 균열이 생기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언론을 보니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대화와 협상 이런 내용을 두고 기존의 우리 기조와 상충되는 게 아니냐고 언론에 났는데 그럴 리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 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 공동취재단]

남북은 9일 회담 3항에서 "남과 북은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이는 북한이 회담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내용이 반영된 대목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대북 제재나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서 한국을 이탈시키려는 북한의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회담 초기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막판 진통을 겪은 것과 관련해선 "우리(남측)가 비핵화 문제를 계속 얘기한 것에 대해 북측도 나름대로 입장을 그런 식으로 강하게 표현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비공개 회의에서 비핵화 문제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북측에 할 얘기를 다 했다. 북측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고 했고 우리도 그런 차원에서...(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강경한 대남 입장을 보여주다가 9일 회담에선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던 이선권 북한 단장(수석대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 대해선 "본인 스스로 군복을 입고 나왔을 때와 군복이 아닌걸(양복) 입고 나왔을 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남북은 2015년 12월 이후 처음 열린 9일 회담에서 오전 10시부터 두 차례의 전체회의를 포함해 수석대표 접촉(2회), 대표접촉(4회) 등 8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며 대규모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군사당국회담 개최·교류협력 활성화, 각급 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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