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동상이몽 속 개헌논의 개문발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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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로텐더홀에 걸려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김상선 기자

국회 로텐더홀에 걸려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 김상선 기자

“새로 만들어지는 헌법개정ㆍ정치개혁 특위는 중요한 과제다. 신속ㆍ내밀ㆍ긴밀한 논의로 시원한 사회변화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올해 국회는 첫째도 둘째도 개헌이다. 좋은 개헌 날짜를 잡아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개헌 통해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있는 정권이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 지지율 10%, 5%밖에 안 되는 대통령이 임기 다 채우는 건 국가적인 불행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8일 오전 국회에 모인 여야 3당 원내대표 모두 개헌을 말했다. 개헌을 말했으되, 모두 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곁다리 개헌은 안 된다”며 연말 투표를 주장한다. 국민의당은 시기보다 분권에 방점을 찍었다. 새해 첫 주례회동에서 서로 잽을 주고받은 세 원내대표는 “헌법개정ㆍ정치개혁 특위와 사법개혁 특위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고 가동한다”는 데 합의했다.

회동 후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이 내일 오전까지 특위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라 내일이면 특위 구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 워크숍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심그대로 정치개혁연대 워크숍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헌법 개정과 정치개혁을 위한 초당적 의원 모임인 ‘민심 그대로 정치개혁연대’(민심연대)도 이날 오전 첫 워크숍을 열었다. “선거제도 개혁안 등에 대해 국회 차원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게 민심연대의 모임 취지다. 민심연대에는 민주당ㆍ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ㆍ정의당 등 5당 의원 25명이 속해있다. 주축은 민주당(8명)과 국민의당(7명)이다.

모임 간사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 “선거법과 개헌논의가 많았지만 사실상 진정되지 못한 상태로 굉장히 불투명하다.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워크숍에서 한 공식 국회 개헌특위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까지 진행된 개헌 관련 논의를 소개하며 “분권과 협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자는 것엔 공감대가 형성됐다. 부마항쟁과 5ㆍ18민주화운동, 6ㆍ10항쟁 등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에 대해선 중요한 의의를 가진 사건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과 역사적 평가가 진행 중이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고 설명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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