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는 왜 kt 유니폼을 입게 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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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연합뉴스]

니퍼트. [연합뉴스]

프로야구 kt 위즈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를 영입했다. kt 구단은 4일 니퍼트와 총액 100만 달러(약 10억6000만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 후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동안 새둥지를 찾지 못했던 니퍼트는 kt의 부름을 받고 KBO리그에 남았다. 지난 2011년 두산에서 데뷔한 그는 올해로 KBO리그 8시즌째다. KBO리그 역사상 8시즌을 뛰는 첫 번째 외국인 선수가 됐다.

니퍼트는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지난 2011년 두산에서 데뷔한 뒤 7시즌 통산 185경기에서 94승43패, 평균자책점 3.48를 기록했다. 다승(94승), 탈삼진(917개)은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1위다. 지난 시즌까지 6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0경기에 나와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4.99로 고전하면서 두산이 재계약을 포기했다. 만 37세의 나이와 높은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라이언 피어밴드(33)와 일찌감치 재계약한 kt는 지난해 뛴 돈 로치와 재계약,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놓고 고민했다. 니퍼트가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뒤에는 "관심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니퍼트만한 투수를 찾기 어려웠다. 임종택 kt 단장은 "당초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들의 다수가 메이저리그 잔류나 일본 NPB 리그 진출을 결정해 영입이 지연되고 있고, 스프링캠프 합류 등 차질 없는 시즌 준비와 적응을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영입 가능한 미국 리그 선수들과 돈 로치를 포함해 KBO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니퍼트가 팀의 전력 상승에 가장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두산에서 210만 달러를 받았던 니퍼트도 연봉의 절반이상 삭감을 감수했다.

두산 니퍼트

두산 니퍼트

니퍼트는 여전히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다. 외국인이지만 리더십을 갖춰 kt의 젊은 투수들의 훌륭한 길잡이 역할도 담담할 수 있다. 임종택 단장은 "니퍼트는 구위, 이닝 소화력 등 에이스 투수로서의 역량뿐 아니라 KBO 리그 적응력, 인성과 성실성 등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니퍼트는 김진욱 감독이 두산 사령탑을 처음 맡았던 2012년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2013년 한국시리즈를 함께한 인연이 있다.

2015년 1군 진입 후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kt는 탈꼴찌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지난해 8승10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한 피어밴드에 니퍼트가 가세하면서 kt는 리그 정상급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 타선에서 황재균이 가세하고 안정적인 선발진이 완성되며 전력 상승을 이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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