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와의 「변천사」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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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인「이우치·이사오」(정내공)가 기증한 와전이 8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다.
3세기 낙랑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기간의 우리 와전을 다양하게 수집한 「이우치」는 기증전시실을 둘러보면서 『처음 내어놓을 때는 섭섭한 마음도 있었으나 한국의 기와·전돌들이 제자리를 찾아왔음을 느껴 기쁘다』고 말했다.
「이우치」의 수집 와전은 1천82점으로 수량 면에서 방대하고 종류에서도 기와의 경우 암막새·수막새·귀면와·적새·연목와·곱새기와 등으로 다양하고 전돌류도 바닥에 까는 것, 벽에 붙이는 것이 골고루 망라돼 있다. 또 시대별로도 낙랑·고구려·백제·신라·통일신라·고려·조선의 전 역사기간에 걸쳐있다.
출토지가 확실한 것이 많은 것도 강점이다. 평양출토 고사리무늬기와(낙랑유물)·평양출토 수막새(고구려유물)·경주황룡사출토 수막새(통일신라유물) 등은 기와연구에 귀중한 자료. 특히 남한지역에서는 고구려와 낙랑의 와전류가 극소수여서 이의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우치」수집품의 기증으로 비교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전시회는 와전 중에는 마름모꼴무늬가 있는 낙랑전돌·하트형무늬의 고구려 등와·백제 연화문·통일신라 귀면와 등이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77세의 「이우치」는 통일신라시대 도깨비기와를 보면서 와전에 관심을 두기 시작, 60년 가까이 와전을 수집해왔다.
일본·중국의 와전도 함께 수집한 「이우치」는 지난 64년 이등장병위가 수집한 기와·전돌을 일괄구입하면서 우리 와전에 빠져들어 60여차례나 한국을 찾아와 수집해갔다. 의사인 「이우치」는 자택에 「정내문화연구실」을 두고 우리 기와·전돌에 대해 논문을 쓰는 한편 『조선와전도보』 전7책을 간행하기도 했다.
일본 비조사에서 나온 기와가 백제 것과 똑같은 것을 보면서 일본기와의 원천이 한국이라는 것을 느껴 한국기와에 보다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는 「이우치」는 일본 국내대학 등에서의 기증권유를 뿌리치고 한국에 기증했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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