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지난해 발표한 '2004년 정치자금 고액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은 2004년 12월 23일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게 15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선관위는 120만원을 초과하면 고액 기부자로 분류한다. 정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이 지역구인 3선 의원이다. 류 회장은 또 같은 당 안경률 의원에게도 2004년 4월 9일과 같은 해 12월 23일 두 차례에 걸쳐 200만원과 50만원의 후원금을 기부했다. 해운대-기장을이 지역구인 안 의원은 현재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에게 고액을 후원한 류 회장은 총리실과 함께 이번 골프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7대 국회의원 선거 직전인 2004년 4월 6일 아들 류모(33)씨 명의로 이 총리에게 400만원의 후원금을 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건설업체인 S건설 P회장도 2004년 10월 28일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낸 500만원은 개인이 1년에 국회의원 한 명에게 후원할 수 있는 한도액이다. 부산 남갑이 지역구인 초선의 김 의원은 현재 당에서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P회장은 1일 이 총리를 만난 기업인으로, 그가 경영하는 S건설은 김대중 정부 때보다 노무현 정부 들어 관급 공사를 7배나 더 따내 특혜 의혹까지 받고 있다.
류 회장과 P회장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은 합법적 후원인 데다 이들과 친분이 두텁지 않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 측은 "일괄적으로 발송한 후원 요청서를 보고 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P회장과는 부산지역 시민단체를 하던 1999년부터 연락을 주고받긴 했다"며 "하지만 직접 만난 적은 한번도 없고, 후원금도 입금된 뒤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안 의원도 "류 회장이 한 번 후원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두 번이나 한 줄은 몰랐다"며 "하지만 그와 직접적인 친분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에는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