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채널 홍보 영상에 등장한 박정희·육영수 영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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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올림픽 채널'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상.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6일 '올림픽 채널'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영상.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운영하는 한국 올림픽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공식 계정 수준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올림픽 채널’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앞으로 평창 2018까지 45일 남았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은 기쁨과 환희, 신기록, 김치 등 평창 겨울 올림픽과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소개하고 있다.

북한산에 위치한 도선사 명부전. [사진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nl2080/130070243207]

북한산에 위치한 도선사 명부전. [사진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nl2080/130070243207]

영상에는 42번째로 사찰(Temples)을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사진을 모신 사찰의 사진이 등장했다. 이는 서울 강북구 북한산에 위치한 도선사 명부전의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반 사찰의 전경이나 아름다운 모습도 있을 텐데 굳이 영정을 모셔둔 사찰 사진을 쓰는 의도가 무엇이며, 올림픽 홍보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올림픽 채널' 측은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올림픽 채널' 측은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되자 올림픽 채널은 해당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올림픽 채널 측은 “지난번에 올림픽 홍보 영상에 알맞지 않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 점에 대해 너무나도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라며 “저희 실수를 용서해 주시고, 저희 올림픽 채널을 사랑해주세요. 대통령님 만세, 대한민국 만세, 평창 2018만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너무 장난스럽다는 비난을 받자 해당 트윗 역시 현재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28일 '올림픽 채널'에 올라온 글. [사진 트위터 캡처]

28일 '올림픽 채널'에 올라온 글. [사진 트위터 캡처]

올림픽 채널은 또 28일 “눈은 결정체들은 6각형으로 동일하다고 합니다! 수천년 전에 내려온 모든 눈의 결정체와 전 세계의 모든 눈의 결정체가 같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문장은 비문으로 “눈의 결정체들은 6각형으로 동일하다고 합니다! 수천 년 전부터 내린 모든 눈과 전 세계의 눈 결정체가 같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라고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채널이 올린 사진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협의 및 동의 없이 게재된 글로, 조직위의 입장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 채널 계정은 IOC 올림픽 온라인 플랫폼 기관에서 운영한다”며 “관계 기관에 공식 사과 및 해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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