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량 한달 새 25% 급감 '홀쭉증시' 더 빠질까 아니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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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식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증시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3일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데 이어 7일에도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런 무기력 장세는 거래량 급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이후 증시가 오름세를 탈때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꾸준히 줄었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은 3억6000만주로 1월(4억8600만주)의 4분의3 정도였다. 지난해 평균(4억6000만주)에 비해서도 크게 줄었다. 1월 5조7000억원에 달하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에는 4조31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거래량 줄면서 지수도 하락=이달 들어서도 하루 거래량은 3억주 정도로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거래량은 주가에 선행한다'는 '그랜빌의 법칙'을 따르자면 좋지 않은 징후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원은 "세계 증시가 대체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며 "상승세 둔화 가능성이 거래량에 미리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거래량 감소에는 기관투자가의 소극적인 매매가 한몫했다.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이 주춤해지면서 기관들이 거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요즘 기관들은 '빠지면 사고 오르면 파는' 식의 매매를 반복하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량 부족으로 프로그램 매매 등에 휘둘리는 급등락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 이후 본격 상승 전망=하지만 상승추세를 이탈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여전히 우세하다. 과거 상승장에서도 거래량이 줄어든 적이 많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게 없다는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지난해 10월~11월에도 거래량이 바닥을 확인한 뒤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면서 "거래대금이 바닥을 찍고 증가세로 돌아서면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300선 중반이 상대적으로 매물대가 엷은 구간이란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 부족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매물대란 과거 지수가 같은 수준일 때 이뤄졌던 거래량. 과거 증시가 1300선을 거쳐 1400선까지 가파르게 오를때 거래가 부진했던 것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1300선 중반은 사기에는 부담스럽고, 팔자고 해도 특별히 매력이 없는 지수대"라며 "1300선에서는 거래량을 점차 늘려가다가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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