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여점 산재… 30%만 진짜 X레이 검사·물감등 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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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가들의 예술작품가운데 가짜가 많아 애호가나 소장가들을 골탕먹이는 경우는 어느나라나 비슷한것 같다. 17세기 네덜란드출신의 화가 「렘브란트」경우는 특히 위조품이 많이 나돌아 이를 근절시키기위한 조사위원회까지 구성될 정도다.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5인의 「렘브란트연구 프로젝트」 라는 기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그의 작품은 19세기에 최고 1천점까지로 늘어났으며 이중 3백점을 뺀 나머지는 모두 가짜임이 밝혀졌다는것.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현지 언론들은『렘브란트논쟁』,『렘브란트를 템넌트 (나머지찌꺼기) 로부터 구하자』는 등의 제하로 대서특필하면서 관심을 고조시키고있다.
예술분야 저문과학자들은「렘브란트」작품에 대한 X레이검사,유화물감표본검사등을 통해 그가 생존했던 시기이외에 제작된 것으로판명되는 모든 작품은 위조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작품을 일일이 확인해주지는 못하는 실정.
그러나 일부 화가들은 앞서의 진위판명방법이 반드시 최선의 것이라고는 볼수없다고 반발,역사예술가들의 감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이에따라 암스테르담의 국립화랑에서는 지난달 「렘브란튼 진품조사위원회의 연구결과를 토론하기위한 심포지엄을 개최, 세계의 「템브란튼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으나 이렇다할성과나 진척은 보지 못했다.
그것은 우선 「렘브란트 자신에 대한 기록자료 부족때문. 그에대한 결정적인 자료로 여겨지던 암스테르담의 세인트루크길드 보관자료는 분실된 상태다.
이 자료를 검토한바 있는 한 전문가에 따르면「템브란트」 는 일생동안 단 2점의 자화상을 남긴것으로 되어있으나 현존하는 자화상은 모두 60점이나 되는것이다. 「렘브란트」 에 관한 첫 저술이 나온것은 그의 사후1백67년이나 지난1836년. 그와 살았던 2명의 부인이나 4명의 자녀들도 대가 끊긴채 사망하여 가족들로부터의 자료입수도 불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렘브란트」가 남긴작품들중 그의 진가-섬세하고 뛰어난 드로잉이나 명암효과등과 충분히 스며들어 있지 않은것은 당시그의 문하생이나 조수가 그렸을 가능성이 높은것으로추정되고 있다. 이 범주에는네덜란드국립화랑이 소장하고있는 『말을 탄 남자』 나그의 나머지 자화상들, 그리고 부인 「사스키아」 의 초상화도 포함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렘브란트」 에게는 실제로「이삭·주더빌」이라는 조수가 있있고 「템브란트」 는그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작품도 지도했다.「주더빌」이그의 스승의 스타일을 그대로 흉내내 그렸다는것은당연하며,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의 진품조사방법은 제작연대만을 가려내는데 그치기때문에 진위를 판명하는데 충분한 조건이 되지못한다는 것이다.
조사위원회의 일원인 「조수아· 부루인」 교수는 「렘브란트」 가 「구치」 나 「아스프레이」 처럼 자신의 이름만 내걸고 여러사람들이 작품을 그려낸 일종의 스튜디오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파리=홍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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