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는 詩人 분석에 美辭麗句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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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三年, 不蜚不鳴(삼년, 불비불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인 김정환 연구원은 올 여름 세계 증시의 상승세를 설명하면서 이런 제목을 붙였다. 지난 3년간 세계 주식 시장이 '3년간 날지도(蜚) 울지도(鳴) 않는 새'처럼 침체했었고, 그 새가 울고 날아오르니 놀랄 만하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의 표현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세계적인 PC제조업체인 델사가 '상어'로 표현됐다. 경쟁사인 휼렛패커드(HP)사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발표한 뒤, 델사가 가격인하를 발표한 것을 빗댄 것.

동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한진해운 주가가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추가 상승 기대감이 확산되자 "만선의 꿈이 열매를 맺기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참신한 표현은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다"고 평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金모(32)씨는 "말뿐이고 실속 없는 분석이 있을 때도 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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