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시대회별 '맞춤형 공부' 준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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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대회 준비생이 많다. 그런데 큰 대회만을 목표로 하다가 아까운 시간과 노력만 들이고 번번이 실패해 자신감을 잃는 학생들 또한 적지 않다. 사전 정보를 가지고 그 대회에 맞도록 실속있는 대비를 해야지 평상시의 수학, 영어, 논술 실력만 믿고 어설프게 덤벼들면 시간 낭비만 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대회를 주관하는 곳의 성격에 맞추어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면 평상시 학교성적이나 수능성적이 낮더라도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

또 최고는 아니지만 경쟁자들이 집중되지 않는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대학 합격을 위한 수상경력에 유리한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한국평생교육평가원(www.kpe.or.kr)이 시행하는 'KP자격검정'은 국가 공인 영어.수학.한자 자격검정시험이다. 이 시험 결과는 학교 내신 및 진학, 기업체 취업, 승진 시험 등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우수 학생에게는 'KSC 한국학생 영어.수학.한자 특기경시대회 상장'을 수여하며, 금상 수상자들은 '교육부 후원 대한민국 영어.수학 올림피아드. 한자경시대회'의 본선 출전권도 자동으로 획득하게 된다. 물론 이 수상경력은 학교생활기록부 대외수상란과 자격증란에 동시 기재할 수 있다. 한양대 등 많은 상위대학에서는 따로 이와 관련된 특기자전형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대학에서는 전국 1,300여개 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적을 모두 동일하게 취급할 수도, 차등을 두어 취급할 수도 없는 처지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대학 자체에서 학생의 능력을 검증하는 수단으로 논술과 구술이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경시대회를 통한 대외수상을 많이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지난해 수시1차에서 J여고 전교 3등 학생과 전교 27등의 성적을 갖고 있는 학생이 함께 연세대 수시1차 인문계열에서 응시했었다. 누가 합격했을까?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전교 27등의 학생이었다. 'KSC 한국학생 영어 특기경시대회 금상' 이라는 학생부 기록에서 차이가 난 것이다. 이 두 학생의 3년간의 내신 차이가 대학에서는 큰 의미가 없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시사해 준다. 다시 강조하지만, 너무 큰 대회만 따라가지 말고 본인이 성공 가능한, 그러면서도 대학진학에 유리한 대회를 선택해야 하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해라.

김형일 거인의 어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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