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왕'이 미 대통령을 비판하는 새로운 방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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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화에 '평등(equality)'이라는 단어를 새긴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농구화에 '평등(equality)'이라는 단어를 새긴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3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또한번 날선 모습을 보였다. 말이 아닌 농구화를 통해서다.

르브론 제임스는 18일 미국 워싱턴의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NBA 정규리그 워싱턴 위저즈와의 경기에서 20점 12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완성하며 팀의 106-99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날 제임스의 활약상보다 더 주목받은 건 그가 이날 신었던 농구화였다. 이날 그는 왼발에 흰색, 오른발에 검은색 농구화를 신었는데 두 농구화의 발 뒷축에 '평등(equality)'이라는 글자가 적혔다.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제임스는 경기 후 NBA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이 농구화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으로서 피부색에 상관없이, 평등할 권리가 있다. 미국은 아름다운 나라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시하고 규정하는 걸 그대로 놓아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평등을 위해 무엇인가를 계속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의 이같은 발언에 AP, 로이터 등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봤다. '무릎 꿇기' 시위를 펼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을 향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폄하하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제임스는 지난 8·9월에도 소셜미디어와 공개 석상에서 날선 발언을 한 바 있다. 지난 8월 16일엔 "증오(hate)는 미국 내에서 늘 존재해왔다. 트럼프는 그것을 다시 유행하게 만들었다"고 했고, 9월 25일엔 "그(트럼프)가 우리를 분열시키는데 스포츠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앞서 제임스는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쓸모 없는 사람(BUM)’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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