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체재냐 보완재냐 … 손학규 21일 미국서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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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손학규. [연합뉴스]

손학규. [연합뉴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손 측근들 “손 고문, 통합에 긍정적” #안 대표 측 “함께 통합에 나서 주길” #반대파 “안철수 대신 비대위원장을”

국민의당 내에서는 이달 25일 전후로 안철수 대표가 통합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안 대표가 통합 로드맵으로 제시했던 당원간담회가 19일 끝나는 데다 안 대표 스스로 논의를 길게 끌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안 대표의 통합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손학규(사진) 상임고문의 귀국 등을 놓고 반대파와 찬성파가 수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손 고문도 일정을 앞당겨 21일 귀국한다.

◆손학규, 통합론에 힘 실을까=손 고문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한 측근은 “손 고문은 지난 대선부터 연대·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며 “현재 정치 상황에서도 양극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큰 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지난 3월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비패권 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며 연대·통합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대해 “제가 후보가 되면 바른정당에서도 (국민의당으로)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고문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손학규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추스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손 고문을 안 대표의 ‘대체재’로 언급하며 일종의 회유전략에 나선 셈이다. 안 대표 측은 “일부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안 대표 측은 손 고문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보완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당 한 의원은 “손 고문과 안 대표, 유승민 대표가 함께 다니며 통합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해주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손 고문이 통합추진위원장 등을 맡을 수 있다는 예상도 하고 있다.

손 고문 측 인사는 “여러 정파에서 손 고문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아직 확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창동에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에 전달할 연탄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9일 대전에서 통합을 주제로 합동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창동에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에 전달할 연탄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9일 대전에서 통합을 주제로 합동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1]

◆반대파는 최고위 무력화 카드?=당 최고위원회 자체가 통합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당대회 등을 열어 확정하려면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7명 중 최명길·박주원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5명(안 대표, 김동철·박주현·이태우·장진영)만 남은 상태다.

안 대표 측이 그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5명 중 통합에 반대하는 박주현 최고위원과 이태우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하거나 최고위를 보이콧하는 경우다.

최고위에 3명만 모여 의결한 결정일 경우 정치성·정당성 등이 훼손될 수 있다.

당내에선 내홍 과정에서 주가(株價)가 오른 인사가 이태우 최고위원이란 말이 나온다. 이 최고위원은 안 대표 측의 지원을 받아 최고위원이 됐지만 통합에 반대한다. 이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어떻게 하는 게 당을 위해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통합 찬성·반대파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9일 대전에서 합동 토론회를 연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합 선언 등을 위해 점검해야 할 여러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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