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손 측근들 “손 고문, 통합에 긍정적” #안 대표 측 “함께 통합에 나서 주길” #반대파 “안철수 대신 비대위원장을”
국민의당 내에서는 이달 25일 전후로 안철수 대표가 통합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안 대표가 통합 로드맵으로 제시했던 당원간담회가 19일 끝나는 데다 안 대표 스스로 논의를 길게 끌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안 대표의 통합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손학규(사진) 상임고문의 귀국 등을 놓고 반대파와 찬성파가 수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손 고문도 일정을 앞당겨 21일 귀국한다.
◆손학규, 통합론에 힘 실을까=손 고문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측근들은 전한다. 한 측근은 “손 고문은 지난 대선부터 연대·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며 “현재 정치 상황에서도 양극단을 넘어서는 새로운 큰 그릇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지난 3월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비패권 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며 연대·통합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에 대해 “제가 후보가 되면 바른정당에서도 (국민의당으로)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고문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은 “안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고 손학규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추스르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손 고문을 안 대표의 ‘대체재’로 언급하며 일종의 회유전략에 나선 셈이다. 안 대표 측은 “일부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안 대표 측은 손 고문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보완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안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당 한 의원은 “손 고문과 안 대표, 유승민 대표가 함께 다니며 통합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해주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손 고문이 통합추진위원장 등을 맡을 수 있다는 예상도 하고 있다.
손 고문 측 인사는 “여러 정파에서 손 고문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아직 확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반대파는 최고위 무력화 카드?=당 최고위원회 자체가 통합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전당대회 등을 열어 확정하려면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7명 중 최명길·박주원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5명(안 대표, 김동철·박주현·이태우·장진영)만 남은 상태다.
안 대표 측이 그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5명 중 통합에 반대하는 박주현 최고위원과 이태우 최고위원이 동반 사퇴하거나 최고위를 보이콧하는 경우다.
최고위에 3명만 모여 의결한 결정일 경우 정치성·정당성 등이 훼손될 수 있다.
당내에선 내홍 과정에서 주가(株價)가 오른 인사가 이태우 최고위원이란 말이 나온다. 이 최고위원은 안 대표 측의 지원을 받아 최고위원이 됐지만 통합에 반대한다. 이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어떻게 하는 게 당을 위해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통합 찬성·반대파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19일 대전에서 합동 토론회를 연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합 선언 등을 위해 점검해야 할 여러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