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초대형 IB 제동…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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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광화문 소재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미래에셋대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1일 서울 광화문 소재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계획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제동이 걸렸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금융당국이 7월에 신청한 발행 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공정위의 조사 진행으로 인가심사를 보류한다고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대우의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과거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미래에셋대우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해 왔기에 이번 정부 출범 후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조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미래에셋그룹에서 부동산 관리업무를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과 부인(10.24%) 등 박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가족회사이지만, 그룹의 정점에서 계열사 일감을 받아 수일을 내는 구조로 돼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미래에셋은 또 미래에셋컨설팅과미래에셋펀드서비스, 미래에셋캐피탈 등 지배주주 일가의 가족회사들이 편법을 동원해 지주회사 규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왔다.

한국투자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에 대한 발행 어음 인가 심사가 잇따라 보류 또는 지연되면서 초대형 IB 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초대형 IB는 증권사들도 기업금융에 진출토록 해 기업 활동을 위한 재원이 보다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조달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KB증권 발행 어음 인가 안건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 증선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KB증권이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경고’ 처분을 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의 경우도 금융당국이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문제 삼으면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가 일찌감치 보류된 상태다.

NH투자증권 역시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데 지난 6월 말 기준 채무보증이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최대 수준인 점이 걸림돌로 지목받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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