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치원생 2005년부터 영어교육 금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대만이 오는 2005년부터 유치원생에 대한 영어 교육을 전면 금지한다.

대만 교육부는 최근 "취학 이전의 아동들에게는 외국어보다는 모국어와 공용어 교육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이같은 지침을 대만 전역의 유치원에 하달했다고 대만 차이나포스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모국어를 잘 모른 채 배우는 외국어는 역효과를 부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년후부터 대만 유치원생들은 모국어인 대만어와 공용어인 푸퉁(普通)화만 배우게 된다.

대만 유치원 교육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세계적 추세인 국제화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조치"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 지원해도 부족한 마당에 조기 영어교육 기회를 박탈하고 나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반대로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청궁(成功)대 대만문학과의 뤼싱창(呂興昌)교수는 "아이들이 취학 전에 모국어를 배우지 않으면 우리 말이 소멸위기에 직면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국어 외에 10년 내에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원어민 영어교사를 대거 확보하고 영어 전문 TV방송국 설립을 추진하는 등 영어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