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포기하자"는 도발로 승부수 띄운 남경필

중앙일보

입력

남경필 경기지사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경기지사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경기지사가 13일 "경기도를 포기한다"며 서울과 경기도를 하나로 만드는 '광역서울도' 개념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과 경기도를 금 긋고 구분할 이유가 없고,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광역서울도(道)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과 같은 '초강대도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수도권·비수도권을 나눠온 수도권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완화도 주장했다. "수도권 규제의 목적은 개발 수요가 지방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이제는 외국으로 튀어버린다"며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도권 규제는 지방의 발전'이라는 낡은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조화로운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한 지도자·지식인이 함께 고민할 의제를 던졌다"며 "수도권을 변화시키려면 비수도권이 불이익이라는 생각,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보수성, 소선구제 개편 등 국회의원의 기득권 등 세 개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13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남경필 경기지사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페이스북 캡처]

남경필 경기지사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페이스북 캡처]

남 지사는 토론회에 앞서 12일 페이스북에 "나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도발적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를 포기하신다고요? 경기, 서울을 합쳐 광역 광역서울도를 만들자고요?"라며 "경기도는 지사님 맘대로 포기할 수 있는 지사님 것이 아니다. 경기도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머슴이 포기 운운하는 것은 농담도 안 될 주권모독"이라고 반박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제안에 13일 반대 의견을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쳐]

남경필 경기지사의 제안에 13일 반대 의견을 밝힌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캡쳐]

한편 이날 남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 광역서울도를 이슈로 부각할 것이냐는 질문에 "과거 선거에서 보면 무상급식·무상보육 등이 어젠다가 되고 (국민에게) 심판받고 추진이 됐다. 지방 선거에서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국가 미래에 대한 성장전략을 놓고 어젠다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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