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앞둔 탄광에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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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상난동과 대체연료확대에 의한 석탄판매부진 등으로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강원도 태백·경북문경·충남보령 등지의 50개 영세탄광광원 6천여명이 지난해 10월분부터 밀린 노임 17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동부 태백·영월·보령지방사무소에는 지난8일부터 광원 및 가족50∼70명씩이 연일 몰려와 『밀린 노임을 받게 해달라』며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탄광은 부도로 파산하거나 청산대책이 막연해 영세탄광 광원들은 전례없이 우울한 구정을 맞게 됐다.
특히 l5일 오후1시쯤에는 3개월분 노임 3천만원을 받지 못한 태백시 D탄광 광원가족40여명이 노동부 태백지방사무소로 몰려오자 소장이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강원도 태백탄전의 경우 l5일 현재 노임 체불액은 28개 탄광에서 12억5천8백96만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4억여원이 늘어났다.
이중 10, 11월분 체불액이 1억9천5백여만원이며 경북문경과 충남보령지구 20여개 탄광에서도 체불액이 4억5천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탄광에서는 해마다 해오는 쇠고기 등 광원들의 연말선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탄광의 노임체불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이상난동날씨로 전국 연탄수요가 15%나 줄어든데다 도시가스·석유·LPG등 편리한 대체연료의 수요증가현상이 겹쳐 석탄판로가 막다른 벼랑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탄광업게는 이에 따라 이번 구정을 고비로 국내3백61개 탄광중 연산5만t이하2백83개 영세탄광은 휴·폐광상태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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