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로 발화 사흘째인 6일(현지시간) 여의도의 110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마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진 상태에서 건조한 강풍을 타고 여러 곳에서 소규모 산불이 발생하면서다.
이날 오전까지 불에 탄 면적은 8만3000에이커(약 335㎢)로 여의도 면적의 110배가 넘고, 벤추라와 실마 카운티에서 11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번 산불로 20만명의 주민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CNN 등 미 방송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LA 주변 지역에는 5만 에이커(약 200㎢)를 태운 벤추라 산불을 비롯해 LA 북부 실마 카운티 지역의 ‘크릭 파이어’ 등 대형 산불 2개와 그 밖의 지역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불 4개가 동시다발로 발화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LA 서부 벨에어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캠퍼스 근처까지 산불이 났고,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고속도로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도 잿더미 탓에 북쪽 방향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서도 발화한 산불 ‘라이 파이어’의 진화율은 5%에 그치고 있다.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산불 2개가 발생했다.
벤추라 지역은 인구 10만여 명 중 거의 40%에 가까운 3만8000여 명이 대피했다. 6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으며, 가옥 1000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캘리포니아 기상당국은 8일까지 산불 경보를 내린 상태다. 극도로 건조한 강풍인 ‘샌타애나’ 탓에 산불이 번지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바짝 마른 상태로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건조한 식생이 문제다.
기상당국은 6일 오전부터 바람이 약간 잦아들었지만 이날 저녁과 7일 새벽 사이에 시속 100㎞의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보여 이번 화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